우리나라가 세계적으로 유례가 없을 정도로 빠른 노령화 경향을 보임에 따라 누구나 당면하게 될 노후 대책과 관련해 국민연금에 대한 국민적 관심이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

동시에 연금 규모가 커지면서 이의 효율적 운용 또한 중요한 관심사로 부각되고 있다. 이같이 중요한 시점에 우리사회의 핵심 오피니언 리드라고 할 수 있는 언론계 원로 여러분께서 국민연금이 당면한 여러 과제들에 대해 말씀을 드릴 기회를 주신 것에 대해 감사드린다.

특히 최근 기금운용과 관련한 감사원의 지적사항들이 언론에 보도된 와중에 여러분과 말씀을 나눌 기회를 갖게 되어 더욱 이번 기회를 중요하게 생각한다. 변명 같지만 기금운용과 관련한 이번 지적들은 상당기간 전의 일이며, 이미 재발을 방지하기 위해 많은 내부적인 장치들을 이미 마련했다.

국민연금은 한마디로 Two-Engine Plane이다.

이는 국민연금이 제도와 기금운용이라는 두개의 축을 근간으로 한다는 의미다. 먼저 국민연금의 한 축인 제도와 관련해 간략히 설명 드리겠다.

국민연금은 2011년 5월말 현재 가입자와 수급자가 각각 1,950만명 및 316만명에 달하며, 지속적인 고객서비스 혁신과 국민들의 노후에 대한 관심 증가로 자발적 소득신고자 및 임의가입자가 급증하는 등 고령화시대의 가장 핵심적인 사회안전망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다른 한축인 기금의 경우 2011년 5월말 현재 자산규모가 340조원(3,150억불)에 달해 이미 세계 4대 연기금에 해당하며 국내 최대기관투자자로서 국내 산업 및 금융시장발전에 크게 기여하고 있다.

5월 현재 국민연금의 국내시장 내 주식 및 채권 투자 비중은 각각 4.8%(62.1조원), 15.9%(211.4조원)이며, 향후 연금 자산규모의 증가에 따라 국내자본시장에 대한 영향력은 더욱 빠르게 확대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우리나라 국민연금은 이미 성숙기를 지난 해외연기금에 비해 성장기에 있는 젊은 연기금이다.

따라서 향후 1~2년 내 일본의 GPIF, 노르웨이의 GPF에 이어 세계 3대 연기금으로 성장할 전망이다.

참고로 현재 국민연금의 기금은 국내 채권 202.4조원(65.1%), 해외채권 14.3조원(4.2%), 국내주식62.1조원 (18.2%), 해외주식 21.3조원(6.3%), 대체투자 20.5조원(6.1%), 기타 0.4조원(0.1%) 등으로 운용되고 있다.

리스크는 회피대상이 아니라 관리대상
하지만 이같은 걱정들은 보다 균형 잡힌 투자 포트폴리오의 구축을 통해 해결이 가능하다고 생각한다. 과도한 리스크를 부담하지 않는 범위 내에서 점진적인 투자다변화 추구해 위험 분산과 수익률 제고를 동시에 노려야 하며, 무엇보다 안정성을 확보하면서도 수익률을 높이는 방향의 투자포트폴리오의 구성을 기본원칙으로 삼아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국내채권 중심에서 주식, 해외투자, 대체투자의 비중을 점차 확대 하는 것이 올바른 방향이다. 문제는 리스크 관리다. 수익률 확보를 위한 적극적 투자와 이에 따른 투자 다변화는 불가피하게 리스크의 증가를 가져온다. 따라서 리스크의 관리 강화는 필수다. 하지만 리스크를 겁내서는 아무것도 할 수 없다.

참고로 말씀드린다면 국민연금은 기본적으로 공기업이다. 이곳에 근무하는 직원들의 마인드 또한 민간기업과는 많이 달라 보수적인 성향을 띈다. 이는 기금자산의 운용에도 그대로 나타나 적극적인 투자는 가능하면 회피하려 한다. 여기에는 성과에 대한 반대급부는 민간기업에 비해 상대적으로 적은 반면 책임에 대한 추궁은 매우 강하다는 현실적인 문제도 작용한다.

하지만 이같은 보수적인 마인드로는 적극적인 투자가 불가능하며 당연히 수익률 제고도 불가능하다. 따라서 이같은 마인드를 고치려고 많은 노력을 하고 있다. 오죽하면 기금 운용 담당자들을 모아 놓고 당신들이 하는 행위는 골프장 티-박스에 올라 퍼트로 티샷을 하는 행위와 다름이 없다고 이야기 했다. 퍼트로 티샷을 하면 어떤 결과가 나오겠는가? 거리가 나가자 않을 것인 만큼 당연히 OB와 같은 부정적인 결과는 피할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거리가 형편없이 짧을 것인 만큼 스코어는 매우 좋지 않을 것이다. 만일 투자를 이런식으로 한다면 어떻게 되겠는가? 
업무에 대한 책임추궁은 면할 수 있을지 몰라도 운용결과인 수익률은 생각하기도 싫을 정도로 낮을 것이 분명하다. 
     

따라서 이제 리스크는 회피대상이 아니라 관리대상이라는 생각 아래 이를 기금운용 전반에 반영하려고 노력하고 있다.

선제적이고도 적극적인 리스크 관리를 기본으로 공격적 투자가 아닌 적정 수준의 리스크 범위 내에서 적극적 투자다변화 전략 추구하고 있으며, 시장 상황을 면밀히 분석해 점진적이고 타력적인 자산배분에 임하고 있다. 더불어 기금규모에 걸맞은 선진화된 위험관리체계 구축을 목표로 종합 리스크관리 시스템과 대체투자 위험관리시스템을 통한 리스크 요인 상시 모니터링도 실시하고 있다.

투자 다변화 실행력 확보에도 관심을 기울려 투자 전문인력 확보, 전문성 강화, 뉴욕 등 세계 금융도시에 해외사무소 설치, 해외연기금과의 전략적 제휴확대 등도 추진 중이다.  

결론적으로 국민연금은 오는 2020년에는 자산규모 1000조원(일본 GPIF의 1600조원에 이어 세계 2위 규모)의 세계 2대 연기금으로 성장할 전망인 만큼 그에 걸맞은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 최선의 노력을 하겠다. 또한 국내 최고 기관 투자자이자 세계적인 공적기금 운용기관으로서의 역할을 충실히 수행하겠다.

특히 갈수록 중요성이 부각되고 있는 기금운용과 관련, 운용수익률 제고를 통한 연기금재정의 안정적 확보라는 본래의 목적에 맞게 운용함과 동시에 자본시장의 안정적 성정과 발전에도 기여하도록 최선의 노력을 경주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