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론계 중진 여러분을 모시고 말씀드릴 기회를 주신데 대해 우선 감사드린다. 공정위 업무가 우리 사회 오피니언 리더 층의 많은 도움을 필요로 하는 만큼 오늘의 기회가 더더욱 귀중하게 생각된다. 가능하다면 많은 이야기를 드리고 싶지만 시간이 제한된 만큼 올해 중점적으로 추진하고자 하는 정책 방향을 중심으로 말씀드리겠다. 이야기에 앞서 먼저 사회자께서 소개드린 내용에 대해 해명 아닌 해명을 드리고 싶다. 고위공직자 중 재산이 가장 작다는 이여기를 하셨는데 이게 칭찬인지 잘 모르겠다. 물론 국회 인사청문회에선 도덕성이나 사생활 문제에 관한 지적이 없었다. 여당과 야당 모두에게서 “도덕성과 청렴성에 아무런 흠이 발견되지 않았다. 잘된 인사다”라는 이야기도 들었다. 하지만 재산이 적다는 것이 공직자로서 부끄러운 일은 아니지만 그렇다고 칭찬받을 일도 아닌 것 같다. 공정위업무 전반에 대해 뛰어난 식견을 가지고 있으며 전문가로 손꼽히고 있다는 이야기에 대해서도 한 말씀 더하고 싶다. 사실 고시 이후 공직생활을 경제기획원에 시작했고, 11년 정도 근무했을 때 기획원이 3개 부서로 분리되면서 담당했던 업무에 따라 자연스레 공정위 근무가 시작됐다. 이어 지난해 위원장에 임명될 때까지 공직생활을 공정위 관련 업무를 담당했고, 오랜 기간 근무하다보니 저절로 전문가로 평가받게 된 것이  아닌가 생각한다.
  본론에 들어가겠다. 공정위는 2015년을 “원칙이 바로 선 시장경제질서 확립”에 중점을 두고 나름의 여러 정책들을 추진하고 있다. 2015년 주요 정책 설명에 앞서 지난해 추진실적을 간략히 말씀드리겠다. 지난해는 비장상적 거래관행의 시정, 민생분야 법집행 강화, 경제민주화 체감성과 구현, 경쟁법 글로벌화 적극대응 등을 중점목표로 정책을 추진해 왔다. 그 결과 비장상적 거래관행 시정과 관련해서는 공기업의 부당지원 등 불공정행위 시정(한국토지주택공사 과징금 146억원 징구 등 7개 공기업 시정조치) 등을 통해 공공부문의 경쟁활성화를 유도했다. 대 ․ 중소기업간 불공정거래관행시정과 관련해서도 하도급 대금지급 관련 불공정행위 128개 업체 적발 등 상당한 노력을 경주했다. 민생분야 법집행 강화에는 공공입찰(호남고속철, 경인운화 등) 및 민생분야(무인경비, 보일러, 렌터카 등)등에서 총 56건의 담합을 적발해 엄중 제재했으며, 국민생활과 밀접한 각종 분야에서도 약관 시정 등을 소비자 피해예방에 힘을 쏟았다. 경제민주화 체감성 구현을 위해서는 신규도입제도 현장 실태점검을 지속 진행했으며, 총수일가 사익편취행위 ․ 신규순환출자 금지시행 후속조치 완료(시행령 고시 및 제 개정 마무리) 등에서 상당한 성과를 거뒀다. 경쟁법 글로벌화 적극 대응과 관련해서는 FTA경쟁챕터 협상타결(중국 베트남), 경쟁당국간 MOU채결(일본 브라질)등 해외 경쟁당국과의 협력강화를 통해 우리 기업의 경쟁법 리스크를 완화했다. 이어 국내 시장에 영향력이 큰 국제카르텔 및 글로벌 M&A에도 적극 대응하여 해당업체에 거액의 과징금을 징구하는 등 의미 있는 성과를 거뒀다.  

시장경제질서 확립 통해 경제혁신에 적극 뒷받침

  지난해의 이런 성과를 바탕으로 올해는 ‘독과점 구조와 불공정관행시정을 통해 원칙이 바로선 시장경제 질서를 확립’하여 경제혁신에 적극 뒷받침할 방침이다. 먼저 우리의 경제여건을 간략히 살펴보자. 우리경제는 최근 실질경제성장률이 다소 회복세를 보이고 민간소비가 살아나는 등 내수회복의 긍정적인 조짐이 확대되고 있다. 하지만 회복세는 공고하지 못한 상황이다. 미국 금리 인상 가능성, 엔화 약세, 산유국의 경제불안 등 대외여건은 여전히 녹록치 않고 노동 교육 금융 등 구조적 문제의 개혁도 시급한 상황이다. 지금은 구조적 문제를 해소하고 지속적인 성장기반을 확충하기 위한 경제혁신이 매우 중요한 시점이다. 또한 시장경제의 원칙을 바로 세워 모든 경제주체가 ‘경제하려는 의지(the will to economize)’를 잃지 않고 자신의 능력을 최대한 발휘하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 따라서 공정위는 독과점 구조와 불공정관행 시정을 통해 원칙이 바로선 시장경제 질서를 확립하고 이를 통해 경제혁신에 적극 뒷받침 한다는 목표 아래 다음과 같은 추진 전략을 세워 놓고 있다.   
   우선 법과 원칙에 따라 업무를 추진하겠다. 공정위는 공정거래법, 하도급법 등 13개 법률의 집행기간으로서 경쟁촉진, 대중소기업간 거래공정화 등 정책목표를 추진하고 있다. 특히 경쟁을 제한하는 담합, 건강한 기업생태계를 해치는 대 ․ 중소기업간 불공정행위를 엄중 제재하겠으며, 소비자 권익의 실질적 증대를 위해 소비자 역량 강화, 소비자 피해예방 규제 등 소비자 정책을 추진 중이다. 경제민주화가 후퇴한 것 아니냐는 주장이 있으나 공정위의 모든 업무가 경제민주화와 관련이 깊다. 따라서 대 ․ 중소기업간 불공정관행 시정, 시장지배력 남용방지 등 법에서 정한 내용을 지속 추진하겠다. 특히 신규도입 제도들을 시장에 제대로 정착시켜 기업들 스스로 불공정관행 개선문화가 자리 잡도록 점검, 지원하는 데 주력하겠다. 특히 소비자권익증진기금 설치 등 남아있는 입법과제들도 경재여건을 고려하여 적극 추진하겠다. 선택과 집중으로 업무효율성을 제고한다는 것도 주요 전략의 하나다. 한정된 인력과 예산으로 모든 업무를 효과적으로 추진하기는 곤란하다. 따라서 국민들이 이 시점에서 반드시 해주길 바라는 분야에 역량을 집중해 선택과 집중으로 업무효율성을 높여 정책수요자가채감할 수 있는 가시적 성과를 구현하겠다.

 대 ・ 중소기업간 불공정관행 시정에 노력 집중

   앞서 말씀드린 추진 전략아래 공정위는 올해 ▲대 ・ 중소기업간 불공정관행시정 ▲글로벌 독과점사업자 법집행 강화 ▲신유형 거래분야 법집행강화 ▲공공분야 공정거래질서 확립 ▲기업구조조정 지원 및 규제합리화 ▲소비자가 행복한 시장 구현 등을 중점추진 과제로 선정해 각종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 핵심인 대 ・ 중소기업간 불공정관행 시정과 관련해서는 먼저 중소기업 애로분야 집중점검을 진행하고 있다. 대기업에서 1, 2, 3차 협력업체로 하도급대금이 원활하게 지급될 수 있도록 윗물꼬트기 조사방식을 도입했다. 설명을 더한다면 민원이 주로 제기되는 1, 2차 협력업체를 우선 조사하고 윗단계에서 못받아 못주는 사례가 확인될 경우 상위 업체 추적 조사에 나서는 방식이다. 유통 가맹 납품업체에 대한 판촉비 전가행위, 허위과장 정보를 통한 가맹점 모집 등 집중감시, 대리점에 대한 본사의 제품 밀어내기, 판매목표 강제 등에 대한 점검도 주요 내용이다. 보복 우려없는 신고 제보 시스템 구축에도 힘을 쏟고 있다. 안심하고 신고 제보할 수 있도록 제보단계부터 사후관리까지 익명 제보센터 운영, 여러 제보를 묶어 포괄적으로 조사, 조치후 6개월마다 보복여부 사후 점검 등 철저한 신원보호시스템 구축 등이 주요 내용이다. 대 ・ 중소기업 간 자율적 상생유도도 중점사항이다. 이를 위해 하도급관련 법위반행위 자진시정 인센티브(벌점 미부과), 분쟁조정 활성화 유도 상생협력 모범사례 발굴 및 홍보 강화를 통한 우수업체 평판 제고와 상생문화 확산에도 힘을 쏟고 있다.  
   글로벌 독과점사업자 법집행 강화와 관련해서도 많은 노력을 기우리고 있다. 국내산업에 영향력이 큰 원천기술 보유 글로벌 기업의 독점력 남용(표준필수특허로 형성된 시장지배력을 남용하여 경쟁사업자 배제, 특허와 무관한 부분까지 포함하여 부당하게 높은 로열티를 수취하는 행위 등) 감시를 위해 지난 2월부터 내부 IT전문가, 조사 베터랑 등으로 ICT분야 특별전담팀을 구성해 운영하고 있다. 수입의존도가 높은 산업분야의 국제카르텔 감시도 강화한다. 자동차 전자 등 주력산업의 수입 핵심부품, 소제분야를 집중 감시하며, 미국 EU 등 경쟁당국과 긴밀히 공조하여 원유 곡물 등의 국제공시가격 공동 조작행위를 감시하고 있다. 국제카르텔 사건에 대해 형사고발을 적극 검토하는 등 담합 억지력 재고에도 힘을 쏟고 있다. 실례로 일본 독일계 베어링 업체간 14년동안 지속되어 온 국제카르텔을 적발해 과징금 788억원을 부과했으며, 9개 기업 모두를 지난 11월 검찰에 고발했다.

경제주체들의 자발적인 의지와 노력이 중요       신유형 거래분야 법집행도 강화한다. 우선 모바일 플랫폼분야 경쟁을 촉진하고자 한다. 국내 모바일 OS 시장은 상위 2개사의 시장점유율이 99.5%에 달할 정도로 기술선도자가 시장을 쉽게 독과점하고 있다. 따라서 이들의 행태가 인접시장에 미치는 영향이 매우 큰 분야인 만큼 이에 대한 독점력 남용행위를 집중점검하고 있다. 하지만 섣불리 개입할 경우 혁신이 저해될 우려가 있어 시장의 특수성 및 해외당국의 법집행 동향 등을 고려해 신중히 접근하고 있다. SW 표준기술분야 감시도 강화한다. 특히 SW끼워 팔기나 특허이용자가 특허권을 활용해 독자적으로 취득한 지식과 경험, 기술적 성과를 부당하게 표준특허권자에게 제공하도록 하는 행위 등 표준특허권자의 특허권 남용행위 등을 집중 점검하고 있다. 공공분야 공정거래질서 확립을 위해서는 공기업 조사대상을 다른 국가공기업 및 지방공기업으로 확대하고 있다. 또한 공공발주 입찰담합 근절을 위해 공공 발주기관의 자체 입찰담합 감시시스템 구축을 유도하고 발주기관이 1차로, 이어 공정위가 2차로 감시하는 증층적인 감시체계를 운영하겠다.    기업 구조조정 지원 및 규제합리화와 관련해서는 M&A 심사 효율화를 위해 기업의 임의적 사전심사청구를 유도하여 기업의 구조조정에 차질이 없도록 조기 심사를 개시하겠다. 이어 사전 심사에서 문제가 없다고 판단되면 정식 신고시 심사기간을 15일로 단축하는 것을 제도화하겠다. 대기업집단 규제 합리화도 추진하겠다. 이와 관련해서는 현재의원 입법법안이 국회 계류 중이다. 간단히 설명드리면 일반지주회사의 금융자회사 보유 허용, 금융부문의 규모가 클 경우(보험사 포함 금융보험사 3개 이상 또는 금융보험사 자산 20조원 이상) 중간금융지주회사 도입. 지배력확대 우려가 적고 투자촉진 효과가 명확한 경우(공동출자 법인, 비상장벤처, 매출액 대비 R&D비율 5% 이상 중소기업 등) 증손회사 100%원칙의 예외허용 등이다. 건설산업, LED조명, 로컬푸드, 제주도 문화예술 등 경쟁 제한적 진입 규제, 역외지역 차별 제한조례 등의 개선도 추진하겠다. 마지막으로 소비자가 행복한 시장 구현에도 힘을 쏟겠다. 이를 위해 부처별 소비자시책 연계 강화. 소비자 안전분야에 대한 관계부처의 합동조사를 통한 안전사각지대 해소, 소비자의 구매결정-제품이용-피해구제 등 단계별로 필요한 정보를 제공할 수 있는 소비자 종합지원시스템 구축(15~17년) 등을 추진 중이다. 소비자 권익증진기금 설립도 추진하고 있다. 이는 소비자 역량 강화를 위한 정보제공, 교육 등에 활용할 기금으로서 상반기 중 소비자 기본법을 개정하여 내년초 출범을 목표로 추진 중이다.    앞서 설명 드렸듯이 공정위는 공정거래질서 확립을 위해 많은 노력을 하고 있다. 하지만 공정거래 질서 확립은 정부뿐 아니라 기업 등 경제주체들의 자발적인 의지와 노력이 더욱 중요하다. 특히 공정거래준수가 궁극적으로는 기업경쟁력 제고에도 도움이 된다는 인식이 중요하다. 따라서 공정거래 준수, 대 ․ 중소기업상생협력모범사례 등을 적극 발굴해 공정거래문화 조성에 나서야한다. 한 말씀 더한다면 공정위는 업무상격상 고립되고 비판받기 쉬운 위치에 있어 국민적 지지와 성원이 매우 절실하다. 실제 법위반 조사의 경우 기업들의 반발을 사기 쉬운 반면 수혜자인 소비자 등은 목소리를 내지 않는다. 경쟁을 주창하면 각 산업을 지원 규제하는 타부처와 달리 경쟁 주창을 위해 정부내 다른 의견을 제시해야하는 어려움도 있다. 공정위가 제대로 기능할 수 있도록 우리사회 오피니언 리더들의 더 많은 성원과 협조를 부탁드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