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운 사람, 새로운 나라를 위해 노력하겠다
    안희정 충청남도 지사
      2016 년 04 월 13일 (Wed) 03시 04분 한국경제언론인포럼    
최근 충청도가 정치권의 집중적인 러브콜을 받고 있는 가운데 안희정 충남지사에 대한 관심이 높다. 그의 행보 또한 중도와 보수를 넘나든다. 이와 관련 안지사는 최근 롯데호텔에서 진행된 한국시장경제포럼에 참석, “정당인, 나아가 정치인의 한사람으로서 우리사회의 최근  상황을 타개할 방안에 대해 진지하게 고민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우리사회가 하루빨리 과거 지향적인 지난 시절의 낡은 프레임에서 벗어나야 한다”며 “이런 생각이 최근  판단이나 행동을 결정짓는 기초에 깔려있다”고 말했다. 안지사의 발언을 요약한다.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언론계 중진들을 모시고 말씀드릴 기회를 주신 것에 대해 먼저 감사드린다. 모임에 초청을 받고 말씀드릴 내용에 대해 많은 생각을 했다. 쉽지 않은 기회인만큼 여러 선배들에게 최근 우리 현실에 대한 생각과 고민에 대해 말씀드리고 의논을 나누고 싶다. 선거가 임박한 때문이기도 하지만 우리사회는 갈수록 갈등의 소용돌이 속으로 빠져들고 있는 느낌이다. 서로가 상대방에 대한 배려 없이 자신의 주장에만 충실하다. 오늘의 현실만 본다면 과연 우리가 같은 역사를 향유하며 함께 살아온 한 민족인지도 의심스러울 정도다. 하지만 우리는 모두가 같은 대한민국의 후손으로서 면면히 역사를 이어 온 단일민족 국가다. 최근의 상황은 사회 지도층을 비롯해 우리 모두가 앞으로 이 나라를 어떻게 만들어 갈 것인가에 대한 고민이 부족한 것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정치인들이 유독 목소리를 높이고 있지만 정치만이 모든 것이 아니다. 무조건 자신의 주장만을 앞세우기보다 서로 고민하며 사회 전체가 공감대를 이룰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
  물론 갈등은 인류 역사상 언제나 존재했다. 김대중, 노무현 시대에도 갈등이 있었고 그 앞선 시대에도 나름의 갈등과 아픔이 있었다. 정당인, 나아가 정치인의 한사람으로서 우리사회의 작금과 같은 이런 상황을 타개할 방안에 대해 진지하게 의논을 드리고 싶다. 현재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현실에서 문제를 느끼는 단순히 위기의식이 아니라 이를 해소할 수 있는 처방전이 되어야 한다는 생각에 고민이 많다. 경제, 노동, 복지 등 여러 분야에서 개혁에 대해 이야기들이 나오고 있고 이들 모두가 하나같이 중요한 주제인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이런 주제들이 해결된다고 우리사회가 정말 달라질 수 있을 것인가? 패션에 빗대어 이야기 한다면 외견상 들어나는 옷도 물론 중요하지만 먼저 맵시를 만드는 몸이 만들어 져야 한다고 본다. 그렇다면 대한민국의 몸은 현재 얼마나 만들어져 있는가? 국가가 이뤄지려면 국민, 국토, 주권이 있어야 한다는데 이보다 중요한 것은 국민의 역사의식, 즉 공동체 의식이다. 이런 차원에서 본다면 도대체 현재 우리사회는 무엇이 만들어져 있는가? 국가를 하나의 마을로 친다면 마을 구성원들은 공동체의 주민으로서 공통의 주민의식을 기지고 있어야 하며, 이것이 정말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이런 의미에서 앞으로 어디에서 무슨 일을 하든 이같은 공동체 컨센서스 농도를 높이기 위해 노력할 생각이다. 

안희정 약력
1965년 05월 01일/충남 논산생
고려대 철학과 졸
 
2014.07 제37대 충청남도 도지사
2010.07 ~ 2014.06 제36대 충청남도 도지사
2008 민주당 최고위원
2008 더좋은민주주의연구소 소장
2008 민주당 충남 논산,계룡,금산 지역위원회 위원장
2007 참여정부평가포럼 상임집행위원회 위원장
2005 고려대학교 아세아문제연구소 연구원
2003 새천년민주당 국가전략연구소 부소장
2002 노무현대통령당선자 비서실 정무팀 팀장
2000 노무현 경선 캠프 행정지원팀 팀장
1998 자치경영연구원 사무국 국장
1993 지방자치실무연구소 사무국 국장
1990 민주당 사무총장실 비서
1989 김덕룡 국회의원 비서관
 

 우리가 관심을 쏟아야할 핵심은 국가의 미래
  새로운 사람, 새로운 나라에는 단순한 정책으로는 해결되지 않는다. 사회와 나라가 더 좋은 방향으로 나아가기 위해서는 구성원 모두가 함께 노력해야 한다. 우리가 지금 이런 방향으로 나가고 있는가? 아니면 그렇게 바뀌기 위해 노력이라고 하고 있는가? 이런 이야기를 하면 사람들은 저보고 사람이 달라졌다고 한다. 진보도 골수 진보에 속하던 사람이 중도로 돌아섰다고도 한다. 물론 지난날의 저와 현재의 저는 여러 측면에서 많은 차이가 있을 것이고 달라졌다고 볼 수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그것이 단순히 좌나 우, 보수와 진보, 중도 이런 것이 아니다. 달라진 것이 있다면 그것은 새로운 나라를 행한 고민과 열정이 핵심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거듭 말씀드리지만 그것은 좌나 우, 진보나 보수의 차이가 아니다. 과거는 역사에 마껴야 하며, 정치는 현재를 이끄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정치인들이 지지를 얻고자 과거를 재해석할 수 있지만 그것으로 미래를 이끌 수는 없다. 우리 사회의 미래를 생각하다보니 이런 고민 속에서 태도와 언행을 결정하게 된다. 안기부 구속, 정치참여, 노무현 서거 등 여러 지난 경험들이 성숙의 기초가 된지는 모르겠지만 최근들어 세상을 보는 눈이나 마음이 지난 시절에 비해 바뀐 것은 사실이다.
  우리가 관심을 쏟아야할 핵심은 국가의 미래다. 대한민국은 아직도 20세기적 사고방식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정치판의 현실에서 보듯 이해집단들의 갈등은 동네싸움 수준을 벗어나자 못하고 과거 이야기로 회귀하고 있다. 진보, 보수 등 여러 알맹이들이 뒤엉켜 다투고 있지만 결코 미래를 위한 것이 아니다. 현실적으로 아무 의미도 없는 과거에 집착하고 있으며, 가능하다면 이것을 좀 바꿔보고 싶다. 역사는 대중이 이끄는 것이라면 역사적 전환의 시점에 벌이고 있는 사회지도층들의 행태가 과거 동네 아저씨들의 싸움 수준으로 여전히 멈춰있어 안타까운 마음이 크다. 이제 모두가 현실을 바탕으로 미래 처방전을 내놓고 논의해야 한다. 역사적으로 우리 역사는 항시 침략당할 국제관계 속에 있다. 이런 상황에 대응할 정밀한 기획을 지금의 지도자들이나 정권이 갖고 있는가? 안타깝게도 지난 시절 겪은 오류를 반복하고 있으며, 새로운 시각 없이 20세기의 담론을 반복하고 있다. 저는 우리사회가 하루빨리 이런 지난 시절의 낡은 프레임에서 벗어나야 한다고 생각한다. 이런 생각이 최근 저의 판단이나 행동을 결정짓고 있는 기초에 깔려있다.
  저는 여 야 중도 진보의 문제가 아닌 새로운 길, 우리사회 모든 지도자들이 역사적 좌절을 딛고 새로운 길로 가야한다고 믿는다. 이런 변화는 어디에서부터 출발해야 할 것인가? 역시 정치다. 정치가 이런 변화를 촉발시키고 진행시켜야 한다. 실명을 거론하기 뭐하지만 최근 헌법 정신을 강조하고 있는 유모 의원의 언행에 주목하게 된다. 그는 헌법 정신을 강조한다. 이런 생각들이 우리사회를 보다 민주적으로 이끌 수 있는 좋은 자세하고 본다. 우리 사회를 보다 민주적으로 바꿀 수 있는 방안은 크게 보면 2가지다. 먼저 형제애를 강조해야 한다. 인류, 동포, 형제애에 바탕을 둔다면 경쟁은 하지만 결코 상대방에 대해 적대적 방향은 취하지 않는다. 지금 우리 사회가 당면하고 있는 대부분의 문제는 20세기적 절대적 진리관에 입각한 접근방법에 그 원인이 있다고 본다. 진리가 하나라며 각자의 주장에서 제기된 진리를 위해 끝까지 투쟁하는 이런 식으로는 현대 사회의 복잡한 사회현상을 설명할 수도, 해결할 수도 없다. 이런 가치관에 충실하다 보면 자기가치에 적합하지 않은 모든 것이 악이 될 수밖에 없다.  

 

지도자라면 할 수 없는 방안은 약속하지 말아야
  다음으로 사회, 국가의 운영체계는 민주주의 시장경제여야 한다. 사실 시장경제는 별도로 언급할 필요가 없다. 민주주의라면 당연히 사유재산재도를 의미하며 시장경제도 따라서 온다. 하지만 민주주의를 이해하는 틀이 지금과는 달라져야 한다. 대한민국은 헌법에서 언급한대로 민주주의를 지향하고 있으며, 나라의 주인은 국민, 말 그대로 ‘민’이다. 하지만 현실은 이와는 전혀 다르다. 우리 역사 전체를 살펴봐도 민이 관과 국가를 넘어 본 적이 없다. 누구나 비슷하겠지만 우리는 아버지와의 대화가 없다. 특히 쟁점이 있는 주제를 아버지와 대화를 통해 풀어본 경험이 없다. 우리사회가 민주주의를 지향하고 있지만 의식은 여전히 지난 세대의 이런 가부장적 가치의 틀 속에 있다. 체면을 중시하는 가부장적 가치는 사람과의 관계 형성과정에서 항상 충돌한다. 이런 상황을 극복하기 위해서는 우리 사회 전반에 민주주의에 대한 인식과 훈련이 필요하다. 가정, 노조, 전경련 등 모든 곳이 그렇다.
   이런 상황이니 어느 단체의  대표 선출과정 자체가 비민주적일 수밖에 없으며, 당연히 선출된 대표자들도 자신이 속한 이익단체의 이해를 뛰어넘는 합의를 이루기 어렵다. 항상 자신이 속한 단체가 우선이며 민주적인, 사회 전체를 위한 합의에 이르지 못한다. 국회의원 선거도 지역이익을 우선한다. 이는 대통령을 포함해 모두가 마찬가지다. 하지만 이제는 모두가 대표성과 전체사회의 이익을 앞세워야 한다. 국민전체를 위한 가치를 우선해야 한다. 역사를 보면 주인은 백성이다. 현재의 구도로는 산적한 현안을 전혀 해결할 수 없다. 당연한 이야기지만 법적 계약은 실질적인 효능을 가져야 한다. 계약과 법의 정신이 사회 전반에 결여되어 있으며, 전혀 지켜지지 않는다. 뛰어난 개인의 도덕율에 현안 해결을 의존하는 것은 전제사회에서나 가능하다.
  이런 의미에서 최근 논란이 되고 있는 복지정책을 보면 더 이상 나눠먹기식은 곤란하다. 제원 마련도 없이 세금을 마구 쓸 수 있다. 할 수 없는 방안을 약속하는 지도자는 지도자가 아니다. 증세해야 복지도 가능하다는 것을 인정해야 한다. 전체 틀 속에서 이런 새로운 방안을 선택하고 정치라는 직업윤리 상으로도 잘하고 싶고, 우리사회를 좀 더 바람직한 방향으로 바꾸고 싶다. 대통령이 노력한다고 해도 대통령 한사람의 힘으로는 되지 않는다. 현재의 주권자들이 제대로 일할 수 있는 기초를 사회저변에 형성하는 것이 중요하다. 당장의 정치적 이해보다 현실에서 우리가 살아갈 수 있는 방안을 찾아야 하며, 보다 근본적으로 변화와 접근방향을 찾아야 한다. 민주주의는 결코 시혜적인 것이 아니다. 실제 주권자인 구성원들의 참여와 변화, 그리고 양보가 전재되지 않고는 한 걸음도 앞으로 나아갈 수가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