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생과 혁신으로 ‘더불어 잘 사는 대한민국’ 만들자
    홍종학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2018 년 03 월 09일 (Fri) 01시 03분 한국경제언론인포럼    

우리경제의 미래를 걱정하는 목소리가 높다. 최저 임금의 과도한 인상이 오히려 일자리를 줄인다는 지적도 많다. 아와 관련 홍종학 중소벤처부 장관은 2월 27일 진행된 한국경제언론인 포럼에 참석, “과거와 같은 방식으로 대응하면서 과거와 다른 결과를 기대할 수는 없다”고 말했다.  이어 “대기업, 중소기업, 노동자들이 힘을 합쳐 상생하고 창의적으로 생각하고 생산성을 높여 혁신기업으로 성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홍장관의 발언을 요약한다.


  국내 언론계를 대표하는 여러 선배님을 모시고 말씀드릴 귀중한 기회를 주신 것에 대해 먼저 감사드린다. 우리나라의 경제현실과 중소기업들이 처한 여러 현안들에 대해 이미 깊은 이해를 갖고 계신 여러분을 모신 자리인 만큼 편안한 마음으로 말씀드리겠다.
  그간 경제학자로서 강연이나 강의를 다니면서 가끔 롤 모델이나 존경하는 사람에 대해 질문을 받을 경우 브랜다이스 미국 대법관이라고 답하곤 했다. 윌슨 대통령 당시 유대인으로서는 미국 최초로 대법관에 임명된 그는 향후 미국 경제개혁의 이론적 배경을 제공하기도 했으며, ‘햇볕이 최고의 살균제이며, 전등이 최고의 경찰관’‘양극화가 혁신을 막는다’는 등의 명언을 남겼다. 평소 그의 생각에 대해 많은 공감을 가져왔던 만큼 오늘 드리는 말씀도 브랜다이스가 몇십년 전에 하던 이야기와 유사한 맥락이라 할 수 있겠다. 장관으로 부임한 후 중소벤처기업부의 정책방향을 상생과 혁신으로 잡았는데 1920년대 브랜다이스가 남긴‘양극화로 혁신이 안 되고 미국 경제가 나빠진다’는 말은 여전히 작금의 현안 해결에 많은 참고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
  미국 유학시절인 1986년 포니가 미국에 처음 상륙했는데 자랑스럽기도 했지만 한편으로는 창피하기도 했다. 당시 함께 미국시장에서 팔리고 있던 유럽차에 비해 품질이 좋지 않아 잦은 고장으로 코미디 프로에서 소비자들의 조롱거리가 되기도 했기 때문이다. 포니의 진출 이후 유고슬라비아, 대만도‘한국이 수출하는데 우리가 못하겠냐’며 현대차를 따라 미국에 진출했다. 하지만 유고나 대만차는 오래전에 미국시장에서 사라지고 현대차는 당당히 세계 5대 메이커로 성장했다.
  삼성전자의 사례도 이와 유사하다. 대학시절인 1983년 삼성이 반도체 시장에 진출을 선언했다. 삼성의 반도체 진출에 대해 당시 일본의 미쓰비시는 ‘한국의 반도체가 실패할 수밖에 없는 5가지 이유’라는 보고서를 내는 등 전세계가 삼성의 사업 실패를 예상하며 비웃었다. 하지만 이후 삼성은 메모리 반도체 세계 1위 기업으로 우뚝 성장했다. 많은 분들이 혁신 기업의 사례를 독일과 일본에서 찾지만 진정한 혁신 기업은 삼성과 현대차 같은 기업이다. 독일은 1940년대 이미 로켓을 쏘아 올린 나라고, 일본은 고성능 전투기로 진주만을 폭격한 기술강국이다. 이에 반해 우리는 전쟁 후 폐허 그 자체, 말 그대로 맨바닥에서 다시 시작했다. 이런 척박한 환경에서 여러 제약을 극복하고 세계적인 기업으로 성장한 삼성과 현대차가 진정한 혁신기업이라고 생각한다.

홍종학 장관 약력
1959년 5월 12일, 인천생

캘리포니아대 샌디에이고캠퍼스 경제학 박사
연세대 경제학과 및 경제학 석사

중소벤처기업부 장관(2017.11~ 현)   
더불어민주당 디지털소통본부장 
제19대 국회 공적연금 강화와 노후빈곤 해소 특별위원회 위원
새정치민주연합 정책위원회 수석부의장
제19대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위원
민주통합당 정책위의장
내가 꿈꾸는 나라 공동대표
복지국가와 민주주의를 위한 싱크탱크 네트워크 공동대표
진보와 개혁을 위한 의제27 공동대표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경제정의연구소 소장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정책위원회 위원장
가천대학교 전임강사, 조교수, 부교수, 교수
2012년 제19대 국회의원선거
비례대표/민주통합당

상생으로 양극화 해소, 혁신으로 성장 회복
  문제는 그다음이다. 우리경제는 그동안 수많은 정치, 경제적 어려움 속에서도 정치와 경제 양면에서 유래가 없는 놀라운 변화와 성장을 이룩해왔다. 특히 86~88년은 3년 연속 10% 이상의 경제성장과 민주화까지 동시에 달성하며 세계를 놀라게 했다. 하지만 우리경제는 1987년 12.5% 성장을 기점으로 이후 30년간 추세적인 하락세를 이어가고 있으며 양극화는 갈수록 심화되고 있다. 여기에는 여러 이유가 있겠지만 현대차나 삼성전자와 같은 혁신기업이 더 이상 나오지 못하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물론 노력이 없었던 것은 아니다. 지난 정부들이 경제성장의 추세선을 되돌리려고 노력했지만 별다른 성과를 보지 못하고 쇠락의 추세는 여전하다. 하지만 과거의 하던 방식을 그대로 답습하면서 다른 결과를 바라는 것은 잘못된 인식이다. 이런 인식에 따라 정부는 접근 방법을 바꿔 소득주도성장, 혁신성장, 공정경제를 추진하고 있다.
  소득주도성장은 전형적인 케인즈식 방식에 입각한 것으로 양극화를 해소하기 위한 정책이다. 즉, 한계소비성향이 낮은 집단으로부터 한계소비성향이 높은 쪽으로 돈이 이동시켜 서민경제에 돈이 돌게 하자는 것이 핵심이다. 혁신성장을 위해서는 혁신기업이 나와야 한다. 혁신과 관련해 나폴레옹의 예를 들겠다. 나폴레옹 당시 경포가 처음으로 등장했는데 젊은 포병장교였던 그는 경포 사용방법에 대한 깊은 통찰로 전쟁의 양상을 바꿨다. 영국군과 싸운 툴롱에서 이제까지의 포병전술과는 전혀 달리 고지대를 점령하고 이곳에 대포를 설치했다. 이제까지의 전술과 달리   등고선 개념을 최초로 적용한 것이다. 이 작전으로 영국해군은 큰 손실을 입고 물러날 수밖에 없었으며 나폴레옹은 전쟁에서 승리했다. 전쟁론의 대가인 클라우제비츠는 나폴레옹의 혁신은 눈에서 나온다고 했다. 바로 기회를 볼 수 있는 눈을 말한 것이다.
  지난 80년대에 미국에는 미국이 일본과 독일에 의해 망할 것이란 분위기가 팽배했다. 당시 수출을 통해 막대한 부를 축적한 일본기업들이 미국 내 기업과 부동산을 마구 매입하는 등 마치 미국을 점령할 것 같은 상황이 벌어지면서 고민은 극에 달했다. 이런 상황을 해소하기 위해 향후 경제운용방법에 일본식을 선택할 것인가, 독일식을 선택할 것인가 고민하던 미국은 국방성을 통해 막대한 연구비를 들여 대응책 마련에 나선다.
  국방성의 의뢰를 받아 작은 자본으로 효율을 높이며 ‘세계를 바꾼 기계’를 생산하는 일본 자동차 회사에 대한 연구에 나섰던 하버드 대학 연구팀은 ‘도요타'에서 실마리를 발견한다. 당시 도요타는 린경영, 카이젠 등으로 유명했지만 미국이 도요타에서 찾은 것은 ‘생각하는 노동자'였으며, 이를 응용해 미국식으로 간다는 결론을 내린다. 바로 ‘씽킹 프로덕션, 생각하는 노동자’가 핵심이었으며 이는 이후 ‘창의적인 노동자’라는 개념으로 발전하게 된다. 그리고 수십년후 창의성을 최우선으로 중시하는 분위기에서 구글과 같은 혁신기업이 탄생하게 되면서 미국경제는 새로운 전기를 마련하게 된다.
  이처럼 90년대 구글, 알리바바 등 세계적인 기업들이 속속 등장하는 동안 우리나라는 삼성이나 현대차와 같은 혁신기업이 더 이상 나오지 않고 있다. 노동자들은 밤새워 열심히 일하지만 임금에 비해 생산성이 높아지지 않고 있어, 기업들은 활로를 찾아 베트남 등 해외로 공장을 옮기고 있다. 앞서도 언급했지만 과거와 같은 방식으로 대응하면서 과거와 다른 결과를 기대할 수는 없다. 우리도 이제 대기업, 중소기업, 노동자들이 힘을 합쳐 상생하고 창의적으로 생각하고 생산성을 높여 혁신기업으로 성장해야 한다. 문재인 정부가 일자리, 소득주도성장, 현신성장, 그리고 공정경제를 추진하고 있는 것도 바로 이런 이유에서다.

 

최저임금 1만원 우려... 상생 바람으로 극복
  최근 최저임금 인상과 관련해 많은 논란이 일고 있다. 찬성론도 많지만 과도한 인상에 따른 부작용을 걱정하는 목소리도 높다. 하지만 최저임금 1만원은 새로운 이야기가 아니다. 지난 대선과정에서 5명의 후보자들이 모두 최저임금 1만원을 공약하였다. 그리고 최저임금위원회는 이것을 국민적 공감대가 형성된 것으로 판단하여 금년도 최저임금을 결정한 것이다. 최저임금 인상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있지만 대한민국에는 지금 새로운 실험이 진행되고 있다. 어려운 상황을 해결하기 위해 국민들께서 자발적으로 나서는 새로운 바람이 불고 있다. 바로 상생의 바람이다.
  서울 성북구 아파트단지 주민들이 경비원 임금을 올리고 고용을 유지하는 등 자발적인 상생에 나서고, 최저임금 인상 등으로 어려움 겪는 가맹점을 돕기 위해 파리바게트, 뚜레쥬르, GS25, CU, 미니스톱, 세븐일레븐 등이 나서고 있다. 대기업의 동참도 늘고 있다. 현대자동차는 대기업으로는 처음으로 2․3차 협력사와의 상생을 위해 1,500억원 지원을 약속했다(최저임금 인상분 지원 500억원, 저금리 대출 전용편드 1,000억원). 태양광 패널을 생산하는 ‘한화 큐셀’은 미국의 수입제한 조치로 힘든 상황에서도 일자리 나누기를 선언하고 어려움을 극복하고 있다. 화장품 용기를 생산하고 있는 ‘주풍테크’는 경영난으로 2014년 4월 폐업결정을 하였으나 납품 대기업인 엘지생활건강의 지원으로 경영이 정상화되었다.
  SK그룹은 300억원 규모의 청년창업펀드를 통해 청년기업들을 육성하고, 삼성전자는 사내벤처 프로그램 “C-lab”을 통해서 180여개 벤처 기업을 설립하고 있다. 대기업 등 민간에서 창업기업을 발굴ㆍ육성하고 정부가 뒷받침하는 벤처 지원정책의 대전환이 시작되고 있는 것이다. 전통시장에서도 대기업과 상생의 바람이 불고 있다. 광주의 1913 송정역시장은 현대카드와 광주 창조경제혁신센터와 활성화 프로젝트를 추진하여 지역 명소로 자리 잡았다. 최근 다이소 역시 전통시장과 지역 상권영향력을 고려해 자발적 출점 제한과 상생을 약속했다. 바야흐로 대한민국에 거대한 상생의 바람이 불고 있는 것이다.
  이러한 상생의 바람을 한단어로 표현한다면 “합정합리(合情合理)”라고 하겠다. “인정에도 맞고 이치에도 맞다”는 이야기다. 아파트 주민들이 비용을 부담하여 채용한 경비원 1명이 재난 등 위기상황에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다. 대기업이 도와준 협력업체가 품질을 높이면 대기업은 세계적인 경쟁력을 보유할 수 있다. 이렇게 ‘합정합리’의 거대한 바람이 대한민국에 불고 있다. 최저임금 보장과 함께 대한민국은 전세계 유례없는 위대한 실험을 시도한다. 정부가 고마운 사장님과 근로자 분들을 위해 일자리 안정자금과 사회보험료 등 5조원을 지원한다. 이러한 혁신으로 제2의 삼성ㆍ현대차와 같은 기업들이 나타나야 한다.
  올해 중소벤처부가 추진하고 있는 정책 방향도 이런 정신에 입각하고 있다. 2018년 중소기업 정책의 기본방향은 3가지로 ① 혁신의 주체인 민간이 주도하고 정부는 뒷받침 ② 일자리 중심으로 중소기업정책 개편 ③ 기업 입장에 서서 R&D-자금-인력-마케팅-수출의 “일관지원” 시스템 구축으로 잡고 있다. 결론적으로 모든 문제의 답은 현장에 있다고 생각한다. 사장님과 근로자 분들의 목소리에 항상 귀 기울이고 ‘더불어 잘 사는 대한민국’을 만들기에 보탬이 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